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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하며 보증금 8,000만원 넘게 올린 서울 아파트 10%, 그중 91%는 청구권 없는 합의 갱신

운영자 · 발행 2026-10-07

8,000만원 올려줄 테니 살게 해달라는데, 서울 아파트 재계약은 실제로 얼마나 올랐나

10월 6일 파이낸셜뉴스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8,000만원 올려줄 테니 그냥 눌러앉게 해달라"고 사정하는 전세 시장을 전했다. 이 문장이 실제 시장의 평균 모습인지 확인하려고 서울 25개 구 아파트 전세 재계약을 계약 단위로 뜯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보증금을 8,000만원 이상 올린 재계약은 10.0%, 열 건 중 한 건이었다. 증액된 계약만 보면 중앙값은 2,750만원이었고, 8,000만원 이상 올린 계약의 91%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고 집주인과 합의한 재계약이었다. 분석 대상은 국토교통부 실거래 신고에서 2026년 3월부터 9월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갱신 계약 중 월세 없이 보증금만 있는 전세형 31,577건이다. 갱신 계약에는 직전 계약의 보증금이 함께 신고되기 때문에 "이번에 얼마를 올렸는가"를 원 단위로 계산할 수 있다. 이 칼럼은 지난번 9월 갱신계약 급증 칼럼이 비중과 인상률을 다뤘던 것과 달리, 올린 금액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증액 중앙값은 2,750만원, 8,000만원 이상은 상위 10%

서울 아파트 전세 재계약 열 건 중 아홉 건(89.0%)은 보증금이 올랐고, 동결이 10.0%, 오히려 내린 경우가 1.0%였다. 올린 계약만 놓고 보면 평균은 4,145만원으로 중앙값 2,750만원보다 크다. 소수의 고가 아파트가 평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뜻이다. 아래 표는 증액 금액을 구간으로 나눠 계약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 보여준다.

증액 금액계약 수비중
동결 또는 감액3,485건11.0%
3,000만원 미만14,888건47.1%
3,000만~5,000만원 미만6,951건22.0%
5,000만~8,000만원 미만3,089건9.8%
8,000만~1억원 미만679건2.2%
1억원 이상2,485건7.9%

표에서 눈에 띄는 것은 8,000만~1억원 구간이 2.2%로 얇은 반면 1억원 이상이 7.9%로 두껍다는 점이다. 8,000만원이 "상한선 근처"가 아니라 이미 고가 아파트 영역에 걸쳐 있다는 의미다. 2억원 이상 올린 계약도 608건(1.9%) 있었다.

월별로 보면 8,000만원 이상 증액 비중은 8.8%에서 11.1%로 올랐다

기사가 말하는 "분위기"가 숫자로도 보이는지 월별로 나눠봤다. 8,000만원 이상 올린 재계약의 비중은 3월 8.8%에서 6월 10.9%, 9월 11.1%로 조금씩 높아졌다. 같은 기간 동결 비중은 11.6%에서 8.0%로 줄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그대로 두는 경우가 줄고, 큰 금액을 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방향은 기사와 같다.

서울 아파트 전세 재계약 중 보증금 8,000만원 이상 증액 비중
8.8%3월9%4월9.6%5월10.9%6월11%7월10.2%8월11.1%9월

다만 변화 폭은 2.3%포인트로, "급변"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다. 9월은 신고 기한이 끝나지 않아 3,453건만 집계된 중간값이어서, 11월에 다시 받으면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 8월에 잠시 내려갔다 오르는 모양이라 한두 달의 흐름만으로 추세를 단정하기도 어렵다.

증액 금액은 집값이 정한다 — 12억 넘는 전세는 5%만 올려도 6,000만원

같은 8,000만원이라도 3억원짜리 전세와 15억원짜리 전세에서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직전 보증금을 구간으로 나눠 보면 이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모든 구간에서 증액률 중앙값은 정확히 5.0%였고, 구간이 올라갈수록 금액만 커졌다.

직전 보증금계약 수증액 중앙값5,000만원 이상8,000만원 이상
3억 미만6,181건1,035만원5.9%3.0%
3억~5억9,014건2,000만원11.4%5.9%
5억~8억11,009건3,000만원17.9%10.9%
8억~12억3,671건4,500만원40.0%16.5%
12억 이상1,702건7,000만원83.4%37.4%

가장 아래 줄을 보면 12억원 이상 아파트에서는 증액 중앙값이 7,000만원이고, 세 건 중 한 건 이상이 8,000만원을 넘었다. 이 구간에서는 법정 상한인 5%를 지켜도 직전 보증금이 16억원이면 8,000만원이 된다. 그래서 "8,000만원 올렸다"는 사실만으로 과도한 인상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직전 보증금 대비 몇 %인지를 함께 봐야 한다. 내 보증금에 5%를 적용하면 얼마인지는 재계약 계산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8,000만원 이상 올린 계약의 91%는 청구권 없이 합의한 재계약이다

재계약은 두 종류로 나뉜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증액이 5% 이내로 제한되고, 집주인과 서로 합의해 갱신하는 경우에는 이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실거래 신고에는 청구권 사용 여부가 함께 기록되므로 두 집단을 나눠 비교할 수 있다.

항목청구권 사용합의 갱신
계약 수16,565건15,012건
동결 비중9.3%10.9%
5% 초과 인상0.4%40.9%
20% 이상 인상0.0%10.6%
8,000만원 이상 증액1.8%19.1%

합의 갱신에서는 열 건 중 네 건이 5%를 넘겨 올랐고, 열 건 중 한 건은 20% 이상 올랐다. 청구권을 쓴 갱신은 5%를 넘은 사례가 0.4%뿐이라 사실상 상한이 지켜졌다. 이 표의 5% 초과 비중은 아파트 전세형 갱신만 센 것이어서, 월세 계약까지 포함했던 앞선 칼럼과 숫자가 조금 다르다. 8,000만원 이상 올린 3,164건을 다시 나누면 합의 갱신이 2,873건(90.8%), 청구권 사용이 291건(9.2%)이었다. 청구권을 쓰고도 8,000만원 넘게 올린 291건은 직전 보증금 중앙값이 18억원으로, 전부 5% 이내였다. 반대로 합의 갱신으로 8,000만원 이상 올린 계약 가운데 1,338건은 증액률이 20%를 넘었다. 기사 속 "8,000만원"은 대부분 이쪽, 즉 청구권 없이 협상한 큰 폭의 인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합의 갱신과 신규 계약의 조건 차이는 갱신계약과 신규계약 비교 칼럼에 정리해 두었다.

구별로는 서초·강남·광진·용산·송파에서 8,000만원 이상 비중이 17%대

구별로는 편차가 훨씬 컸다. 8,000만원 이상 증액 비중이 가장 높은 서초구는 18.7%였고, 강남구·광진구·용산구가 나란히 17.4%, 송파구가 16.6%였다. 반대로 금천구는 1.7%, 중랑구는 2.5%, 노원구는 4.4%에 그쳤다. 8,000만원 이상 증액 3,164건 가운데 강남구 482건, 송파구 432건, 서초구 369건이 모두 1,283건으로 전체의 40.5%를 차지했다.

구별 전세 재계약 중 8,000만원 이상 증액 비중 (3~9월)
서초구18.7%강남구17.4%광진구17.4%용산구17.4%송파구16.6%성동구12.4%노원구4.4%중랑구2.5%금천구1.7%

금천구는 계약이 290건뿐이라 표본이 넉넉하지 않다. 종로구도 161건이어서 이 그래프에는 넣지 않았다. 구별 순위는 대체로 그 구의 직전 전세 보증금 수준(서초구 중앙값 7억 5,000만원, 노원구 2억 5,150만원)을 그대로 따라간다. 증액 "금액"의 구별 격차는 상당 부분 집값 격차의 반영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

동 단위로는 도곡·잠원·반포·압구정이 30% 안팎

동으로 내려가면 더 극적이다. 계약이 150건 이상 쌓인 동 중 8,000만원 이상 증액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도곡동(도곡역 일대)으로 33.6%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 재계약 세 건 중 한 건이 8,000만원 넘게 올랐다는 뜻이다.

동재계약 계약 수증액 중앙값8,000만원 이상 비중
도곡동223건5,400만원33.6%
잠원동287건5,000만원31.4%
반포동367건6,000만원31.3%
압구정동182건5,000만원29.1%
잠실동483건5,200만원25.1%
광장동150건3,425만원20.0%
상일동326건3,050만원19.9%

표의 아래쪽 두 곳이 흥미롭다. 광진구 광장동과 강동구 상일동은 강남권이 아니지만 재계약 다섯 건 중 한 건이 8,000만원 넘게 올랐다. 상일동(상일동역 일대)은 재계약 직전 보증금 중앙값이 6억 3,000만원이어서 5%만 올려도 3,000만원이 넘는다. 압구정동(압구정역 일대)과 잠원동처럼 직전 보증금 중앙값이 9억~13억원대인 동에서는 증액 중앙값이 5,000만원에 이른다.

재계약을 앞둔 세입자가 확인할 것

청구권 행사 여부가 증액 가능 폭을 가른다는 게 이번 집계의 핵심이다.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갱신을 요구하면 증액은 5% 이내로 묶인다. 같은 조건에서 집주인이 5% 넘게 요구한다면, 청구권을 쓸 수 있는 상황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청구권을 쓰기 어려운 경우(집주인이 실거주 목적을 주장하는 경우 등)에는 협상이 되고, 그때 증액 금액은 위 표처럼 시장 분위기에 따라 움직인다. 올려줄 보증금이 부담이라면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방법도 있다. 보증금 1,000만원을 월세로 바꾸면 한 달에 얼마인지는 전월세 전환 계산기로 계산해볼 수 있고, 실제 시장에서 보증금이 얼마나 월세를 깎아주는지는 보증금 올리면 월세 칼럼을 참고할 수 있다. 경기·인천에서는 재계약 비중 자체가 달라서 경기 재계약 칼럼도 함께 볼 만하다.

이 집계가 말하지 못하는 것

이 집계는 국토교통부 실거래 신고에 올라온 계약만 센 것이라, 신고되지 않았거나 구두로 합의한 증액은 들어 있지 않다. 신고 기한이 계약 후 30일이므로 9월 계약은 아직 일부만 들어와 있다. 월세가 섞인 반전세형 재계약(보증금과 월세가 함께 바뀐 경우)은 증액 금액을 보증금 하나로 비교할 수 없어 제외했다. 단지명이 신고 원본에 없어 특정 아파트의 인상 폭을 확인할 수는 없다. 8,000만원이라는 숫자 역시 기사 속 개별 사례여서, 이 데이터로 그 사례의 단지나 조건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계약 건수가 150건 미만인 동은 표에서 제외했고, 구 단위 표본은 최소 161건(종로구)이다. 11월 초에 9월 신고분이 모두 들어오면 같은 방식으로 다시 집계해 이 칼럼을 갱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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