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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 늘었다는 가을,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절반이 갱신 — 합의 재계약 36%는 5% 넘게 올랐다

운영자 · 발행 2026-10-01

"입주 줄고 재계약 늘고", 실제 계약으로 확인해봤다

9월 부동산 기사에서 자주 나온 말은 "재계약 증가"였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자 세입자들이 이사 대신 지금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는 쪽을 택하고, 그 결과 시장에 새로 나오는 전세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는 세입자가 늘었다는 보도도 함께 나왔다.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 신고에는 계약마다 '신규'인지 '갱신'인지, 갱신이라면 계약갱신청구권을 썼는지, 직전 계약의 보증금과 월세가 얼마였는지가 함께 기록된다. 그래서 재계약이 실제로 얼마나 늘었고, 재계약 때 보증금이 얼마나 올랐는지 계약 단위로 셀 수 있다. 서울 25개 구의 2026년 3~9월 전월세 계약 32만8,932건을 전부 내려받아 확인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절반이 재계약

서울 전체 전월세 계약 중 갱신 비중은 3~7월 30% 안팎을 오가다가 8월 31.5%, 9월 신고분 36.0%로 높아졌다.

서울 전체 전월세 계약 중 갱신 비중 (9월은 신고분)
30.2%3월29%4월31.6%5월30.1%6월29.9%7월31.5%8월36%9월

그래프에서 9월 한 달이 눈에 띄게 올라와 있다. 아파트만 보면 변화가 더 뚜렷하다. 3~7월 41.8~45.9%이던 아파트 갱신 비중이 8월 50.2%, 9월 신고분 51.3%로 올해 3월 이후 처음 절반을 넘었다.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계약 2건 중 1건이 새 세입자가 아니라 기존 세입자와의 재계약이라는 뜻이다. 다만 9월 수치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임대차 신고 기한이 계약 후 30일이라 10월 1일 기준 9월분은 8월의 66% 정도만 들어와 있고, 재계약은 신규 계약보다 신고가 빨리 들어오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신고가 대부분 끝난 매달 1~14일 계약만 따로 비교했다. 이 기준으로 서울 전체 갱신 비중은 7월 30.6%, 8월 32.0%, 9월 33.7%로 여전히 올랐고, 아파트는 7월 46.8%, 8월 51.9%, 9월 48.4%였다. 아파트 재계약 비중은 8~9월이 7개월 중 가장 높은 구간이라는 결론은 같다. 원룸·오피스텔·빌라를 합친 비아파트는 갱신 비중이 3~8월 20.3~22.9%로 아파트의 절반 수준이었다. 9월 신고분은 24.9%로 다소 높아졌다. 1인 가구가 주로 사는 원룸은 짧게 살고 옮기는 경우가 많아 원래 재계약 비중이 낮은 편이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도 늘었다

계약갱신청구권(세입자가 한 번에 한해 2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이때 인상률은 5% 이내로 제한되는 권리)을 실제로 쓴 계약 비중도 함께 올랐다. 서울 전체 기준 3월 10.6%에서 7월 11.4%, 9월 신고분 12.9%로 올랐고, 아파트는 3월 18.0%에서 8월 20.3%를 거쳐 9월 20.8%가 됐다(아래 표 참고). 아파트 전월세 계약 5건 중 1건은 세입자가 청구권을 써서 재계약했다는 뜻이다.

청구권을 쓰면 5%, 합의로 재계약하면 36%가 5% 넘게 올렸다

재계약 때 보증금이 얼마나 올랐는지도 확인했다. 직전 계약과 이번 계약이 모두 순수 전세(월세 0원)인 재계약만 골라 보증금 인상률을 계산했다. 청구권을 쓴 전세 재계약은 일곱 달 내내 인상률 중앙값이 4.9~5.0%였고, 5%를 넘긴 계약은 사실상 없었다. 법이 정한 상한까지 올리는 게 일반적이라는 뜻이다. 9월 신고분 기준 순수 전세 재계약 4,701건 가운데 청구권을 쓴 계약은 2,197건, 청구권 없이 합의한 계약은 2,504건으로 절반씩 나뉘었다. 청구권을 쓰면 인상률이 정말 5%에서 멈추는지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 인상률은 정말 5%에서 멈출까 칼럼에서 더 자세히 검증했다. 청구권 없이 집주인과 합의해서 재계약한 경우는 5%라는 상한이 없다. 갱신 비중과 청구권 사용 비중, 인상 폭을 3월과 9월 신고분으로 나란히 놓으면 다음과 같다.

지표3월9월 신고분
갱신 비중(서울 전체)30.2%36.0%
청구권 사용 비중(서울 전체)10.6%12.9%
청구권 사용 비중(아파트)18.0%20.8%
청구권 쓴 전세 재계약 중 동결·인하18.6%12.7%
합의 전세 재계약 중 5% 초과 인상30.4%36.2%
합의 전세 재계약 중 동결·인하24.9%18.3%

청구권을 쓰고도 보증금을 동결하거나 내린 계약은 6월 14.8%를 거쳐 꾸준히 줄었다. 합의 재계약 중 5% 넘게 올린 비중은 5월 32.0%, 7월 34.2%에 이어 9월에 일곱 달 중 가장 높아졌다. 9월 합의 재계약의 평균 인상률은 9.3%였고, 4건 중 1건(23.9%)은 10% 넘게 올랐다. 주택 유형별 차이도 크다. 9월 합의 전세 재계약 중 5% 넘게 올린 비중은 주택 유형에 따라 10%대에서 50%대까지 갈렸다.

9월 합의 전세 재계약 중 5% 초과 인상 비중 (주택 유형별)
단독·다가구53.2%아파트40.5%연립·다세대(빌라)24.9%오피스텔10.1%

단독·다가구가 가장 높고 오피스텔이 가장 낮다. 오피스텔은 44.3%가 동결하거나 낮췄고, 아파트는 동결 이하가 9.4%뿐이었다. 원룸·오피스텔에 사는 1인 가구라면 재계약 때 '무조건 5%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주변 시세를 근거로 동결을 요구해볼 여지가 아파트보다 크다. 월세 재계약도 확인했다. 직전과 이번 모두 월세가 있는 재계약은 보증금을 연 5.5%로 월 환산해 월세에 더한 '환산월세' 기준 인상률 중앙값이 일곱 달 내내 3.9~4.1%로 안정적이었고, 월세를 그대로 둔 계약도 15~19%였다. 전세 재계약보다는 인상 압력이 덜했다.

재계약이 몰린 동네: 2년 전 입주한 단지들

구별로는 6~8월 평균과 9월 갱신 비중을 비교했다.

구6~8월 갱신 비중9월 갱신 비중
은평구34.3%48.4%
서대문구21.6%32.7%
강동구33.4%44.4%
영등포구29.0%38.6%
강서구38.5%34.4%
금천구23.9%21.2%

은평·서대문·강동·영등포구가 가장 많이 올랐고, 강서구와 금천구는 내렸다. 동 단위로 더 들어가면 특정 단지의 만기가 한꺼번에 돌아온 영향이 보인다.

동6~8월 → 9월 갱신 비중9월 갱신 건수의 특징
영등포구 신길동(신풍역)24.0% → 50.3%217건 중 134건이 2024년 준공 아파트
강동구 길동(길동역)30.6% → 52.9%119건 중 69건이 2024년 준공 아파트
은평구 대조동(불광역)23.8% → 52.7%116건 중 99건이 2022년 준공, 103건이 청구권 사용
은평구 진관동(구파발역)51.5% → 82.1%229건 중 160건이 2010년 준공 아파트
강남구 일원동(일원역)35.8% → 66.5%2021·2022년 준공 아파트가 102건
구로구 천왕동(천왕역)40.3% → 88.3%83건 중 청구권 사용 0건

신길동은 갱신 비중이 두 배가 됐는데, 2024년에 입주한 단지의 첫 2년 만기가 한꺼번에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길동도 같은 흐름이다. 천왕동은 40.3%에서 88.3%로 가장 많이 올랐지만 청구권 사용이 한 건도 없어 일반 재계약과는 성격이 다른 임대 단지의 일괄 갱신일 가능성이 있다. 마포구 상암동(디지털미디어시티역)도 45.1%에서 72.0%로 올랐다. 이 동네들의 갱신 비중이 높아진 건 시장 전체가 재계약 쪽으로 쏠렸다기보다, 대단지 입주 시점이 2년 주기로 돌아오는 영향이 크다. 그래도 그 단지에서 이사를 나오는 세입자가 줄어든 만큼, 해당 동네에 새로 나오는 전월세 매물도 그만큼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집을 구하는 입장에서는, 입주 2년 차 대단지가 몰린 동네일수록 만기 시점에 재계약이 쏟아지면서 신규 매물이 기대보다 적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넉넉히 잡는 게 좋다.

전세 재계약 인상률, 재계약을 앞두고 확인할 것

정리하면 '재계약이 늘었다'는 보도는 실거래 신고에서도 확인된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의 갱신 비중은 8~9월 올해 들어 처음 절반 안팎까지 올라섰고, 청구권 사용도 늘었다. 다만 청구권 없이 합의로 재계약하면 36%가 5% 넘게 올렸고, 동결 사례는 줄어드는 추세다. 갱신과 신규 계약의 조건 차이 자체는 갱신계약과 신규계약, 조건은 얼마나 다를까 칼럼에서 비교했다.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먼저 청구권을 아직 쓰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5% 인상 시 보증금이 얼마가 되는지 갱신 계산기로 계산해보자. 지금 조건이 주변 신규 계약보다 비싼지 싼지는 가격 판정기로 비교할 수 있다. 신규 전세가 줄어든 흐름은 '전세 씨 말랐다'는 가을, 신규 전세 계약은 칼럼에서 따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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