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 인상률은 정말 5%에서 멈출까 — 초과 사례는 0.38%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 인상률이 정말 5%에서 멈출까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갱신을 요구해 2년을 더 살 수 있고, 이때 집주인은 임대료를 5% 넘게 올릴 수 없다는 건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정말 다들 5%까지 다 채워서 올릴까, 아니면 그보다 덜 올릴까"는 갱신계약과 신규계약을 비교했던 지난 칼럼도 답하지 못한 질문이었다. 그 칼럼은 같은 시기 갱신계약과 신규계약의 평균을 비교했을 뿐, 같은 집이 "갱신 전"에서 "갱신 후"로 실제 얼마나 올랐는지는 보지 못했다.
국토부 데이터에 숨어있던 "종전 계약" 항목
국토부 실거래가 API를 자세히 보면 갱신계약 건에는 이번 계약의 보증금·월세뿐 아니라 종전(직전) 계약의 보증금·월세, 그리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실제로 사용했는지 여부까지 함께 담겨 있다. 이 항목을 쓰면 "같은 집이 갱신 전에는 얼마였고, 갱신 후에는 얼마가 됐는지"를 직접 계산할 수 있다. 지금까지 출근컷 칼럼은 갱신·신규 여부만 봤을 뿐 이 종전 계약 정보까지 쓴 적은 없었다.
실제로 계산해보니: 5% 초과는 0건, 대신 69%가 상한까지 꽉 채웠다
강남구·동작구·금천구·영등포구·성남시 분당구(5대 업무지구 인근 자치구) 오피스텔·연립다세대·단독다가구·아파트의 2025년 3~9월 실거래 중, 보증금만 바뀌고 월세는 그대로인 "순수 전세형" 갱신 사례를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여부로 나눠봤다(보증금·월세가 동시에 바뀌면 환산 방식에 따라 인상률 해석이 갈릴 수 있어 제외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실제로 사용한 5,808건 중 법정 상한(5%)을 넘긴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0.0%). 대신 4,033건(69.4%)이 4.5~5.5%, 사실상 상한선에 딱 맞춰 올랐다. 나머지 1,775건(30.6%)만 5% 미만으로 오르거나 동결·인하됐다.
권리를 안 쓰면 사정이 다르다
같은 조건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고 협의로만 갱신한 5,635건은 얘기가 달랐다. 법적 상한이 없다 보니 1,725건(30.6%)이 5%를 넘겨 올랐고, 평균 인상률도 7.2%로 권리를 쓴 그룹(3.8%)의 거의 두 배였다.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세 번에 한 번 꼴로 5%를 넘겨 오른다는 뜻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느냐 마느냐가 실제로 인상 폭에 이만큼 차이를 만든다는 걸 데이터로 확인한 셈이다.
자치구마다 온도차도 있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사례만 놓고 자치구별로 "5%에 딱 맞춰 오른 비율"(4.5~5.5% 인상)을 보면 동작구가 가장 높았고 금천구가 가장 낮았다.
금천구는 상한선까지 다 채우기보다 그보다 낮게 갱신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더 흔했다. 5개 구 모두에서 5% 초과 사례는 여전히 0건이었다.
시기를 나눠봐도 흔들리지 않는다
혹시 위 결과가 2025년 3~9월이라는 특정 시기에만 나타난 우연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원래 5개 구(강남·동작·금천·영등포·분당) 자료를 최근 6개월(2026년 3~8월)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봤다. 3~5월에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사례 2,741건 중 5% 초과가 6건(0.22%), 4.5~5.5% 상한까지 채운 비율이 65.5%였고, 6~8월에는 2,392건 중 5% 초과 8건(0.33%), 상한까지 채운 비율 66.9%로 거의 그대로였다. 시기를 1년 뒤로 옮기고 3개월 단위로 쪼개봐도 "5% 상한을 넘는 사례는 거의 없고, 상한까지 채우는 게 가장 흔하다"는 결론은 변하지 않는다.
마곡·성수·문정에서도 같은 패턴이 확인된다
마곡나루역 통근권인 강서구, 성수역 통근권인 성동구, 문정역 통근권인 송파구까지 3개 구를 최근 6개월(2026년 3~8월) 기준으로 추가 확인해봤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갱신 사례 중 5%를 넘겨 오른 건은 세 구 모두 1% 미만이었고, 상한(4.5~5.5%)까지 채운 비율은 원래 5개 구(64.7~76.3%)와 비슷하거나 더 높았다. 반대로 권리를 쓰지 않은 협의 갱신은 5%를 넘겨 오른 비율이 구마다 크게 갈렸다.
| 구 | 청구권 사용 중 5% 초과 | 상한(4.5~5.5%) 채운 비율 | 협의 갱신 중 5% 초과 |
|---|---|---|---|
| 강서구 | 8건 (1,175건 중, 0.68%) | 55.5% | 19.4% |
| 성동구 | 2건 (829건 중, 0.24%) | 66.6% | 48.7% |
| 송파구 | 5건 (1,785건 중, 0.28%) | 75.0% | 32.5% |
완전히 0건은 아니었지만 — 법정 상한을 근소하게 넘긴 예외 사례가 극소수 있다는 뜻이니, 데이터 입력 오차이거나 개별 특약에 따른 예외일 가능성이 있다 — 사실상 "5% 상한이 지켜지고 있다"는 결론은 그대로 유지된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은 협의 갱신은 이 3개 구에서도 사정이 달랐다(위 표 마지막 열). 5%를 넘겨 오른 비율은 원래 5개 구(30.6%)보다 지역별 편차가 훨씬 컸다. 특히 성동구는 협의 갱신의 거의 절반이 5%를 넘겨 올랐는데, 성수동을 중심으로 재개발·리모델링이 활발해 임대인이 시세 상승분을 협상에 반영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흔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으면 지역에 따라 5%를 넘길 위험이 5명 중 1명꼴(강서구)일 수도, 2명 중 1명꼴(성동구)일 수도 있다는 뜻이니, 권리를 행사할지 협의로 갱신할지는 지역 시세 흐름까지 함께 살펴보고 판단하는 게 좋다.
8개 구를 넘어 전국 28개 구로 넓혀도 같은가
지금까지는 5대 업무지구 인근 5개 구와 마곡·성수·문정을 더한 8개 구만 확인했다. 혹시 업무지구 인근이라 결과가 좋게 나온 건 아닌지, 서울 25개 구와 성남시 3개 구를 전부 더한 28개 구 전체(2026년 3~8월, 6개월)로 같은 계산을 다시 해봤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순수 전세형 갱신 22,351건 중 5%를 넘겨 오른 사례는 84건(0.38%)에 그쳤고, 4.5~5.5% 상한까지 채운 비율은 65.9%로 앞서 8개 구에서 본 수치(64.7~76.3%)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대로 권리를 쓰지 않은 협의 갱신 25,243건은 8,422건(33.36%)이 5%를 넘겨, 8개 구 결과(19.4~48.7%)와 비슷한 범위 안에 있었다. 즉 "5% 상한이 지켜진다"는 결론은 특정 업무지구 인근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 서울·성남 전역에서 재현되는 패턴이다. 주택유형별로 나눠보면 아파트가 상한(4.5~5.5%)까지 채운 비율이 가장 높았고, 오피스텔이 가장 낮았다.
| 주택유형 | 상한까지 채운 비율 | 표본(건) |
|---|---|---|
| 아파트 | 72.9% | 16,495 |
| 연립다세대 | 46.6% | 3,555 |
| 단독다가구 | 46.6% | 769 |
| 오피스텔 | 45.2% | 1,532 |
5%를 넘긴 비율은 네 유형 모두 0.3~0.7% 수준으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아파트 갱신 계약일수록 상한까지 꽉 채워 올리는 경향이 뚜렷하고, 오피스텔·빌라·단독다가구는 상한보다 낮게 갱신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더 흔하다는 뜻이다. 참고로 협의 갱신의 인상률 분포에는 보증금 입력 오차로 보이는 극단치(수백~수만 %대)가 소수 섞여 있어, 이 재계산에서는 평균 대신 중위값(사용 4.95%, 미사용 5.00%)을 기준으로 삼았다.
계산 방식의 한계도 함께 밝혀둔다
이번 계산은 보증금만 바뀌고 월세는 그대로인 "순수 전세형" 갱신만 골라낸 값이라는 점을 다시 짚어둔다. 강서구는 전체 갱신 계약 7,189건 중 순수 전세형이 3,371건(46.9%), 성동구는 2,841건 중 1,543건(54.3%), 송파구는 9,592건 중 3,918건(40.8%)이었다 — 나머지 절반 안팎은 보증금과 월세가 동시에 바뀌거나 월세→전세·전세→월세로 계약 유형 자체가 바뀐 사례라 이번 5%·인상률 계산에서 제외했다. 즉 이 칼럼의 결론은 "전세로 갱신한 절반가량의 사례"에 한정된다는 점을 감안해서 봐야 하고, 보증금과 월세가 함께 바뀌는 갱신은 전환율까지 고려해야 해 별도로 계산해야 정확하다.
갱신을 앞두고 있다면
이 데이터가 주는 실용적인 결론은 두 가지다. 먼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는데 집주인이 5%를 넘겨 올려달라고 하면 그건 법적으로 근거가 희박하다는 걸 이번 8개 구·최근 6개월 재확인(5% 초과 0.2~0.7% 수준)으로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상한선(5%)까지 오르는 건 예외가 아니라 오히려 가장 흔한 경우(69.4%)라는 것도 미리 알아두면 협상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월세를 낮추는 협상을 고려하고 있다면 전환율 계산기로 유불리를 먼저 계산해보고, 실제 시장에서 보증금과 월세가 어떤 비율로 거래되는지는 월세 전환율, 실거래가로 역산 칼럼에서, 전세와 월세 중 어느 쪽이 자치구 단위로 유리한지는 자치구 전월세전환 유불리 칼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방문 체크리스트로 조건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걸 추천한다. 갱신 시점이 다가온다면 종전 계약서의 보증금·월세를 미리 확인해두고, 집주인이 제시한 인상액이 종전 금액의 5%를 넘는지 직접 계산해보는 것만으로도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지 않을 수 있다. 구로디지털단지·시청·마곡나루 통근권에서 같은 갱신·신규 비교를 다룬 갱신계약 패턴 재확인 칼럼도 함께 참고할 만하다. 이번에 새로 확인한 강서구·성동구·송파구까지 포함하면, 계약갱신청구권의 "5% 상한 준수"라는 결론은 최소 8개 구·시기를 달리한 두 기간에서 일관되게 재현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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