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단위 전세 비중 순위 — 우리 구는 전세가 많을까 월세가 많을까
이 구는 전세가 많을까, 월세가 많을까
출근컷은 앞서 동 단위로 전세·월세 계약 유형 비중을 비교한 적이 있다. 이번엔 자치구 전체로 범위를 넓혀, 최근 실거래 신고 중 전세와 월세 표본이 합쳐 15건 이상인 서울 25개 구를 대상으로 "전세 비중"(전세 건수 ÷ 전세+월세 건수)을 계산해봤다.
전세 비중이 가장 높은 구
전세 비중이 가장 높은 구는 양천구와 용산구로 공동 1위(47%)였고, 서초구·노원구·도봉구도 상위권이다. 양천구·노원구는 대단지 아파트가 많고 학군 수요로 장기 거주가 흔한 지역, 서초구·용산구는 상대적으로 자산 여력이 있는 세입자가 많은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세 비중이 가장 낮은 구
반대로 전세 비중이 가장 낮은 구는 관악구로 19%에 불과했다 — 거래 5건 중 4건 이상이 월세라는 뜻이다. 종로구·구로구·동대문구도 월세 비중이 압도적이다. 관악구는 대학가·1인 가구 밀집 지역, 종로구는 원룸·오피스텔 위주 원도심이라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5대 업무지구가 속한 구는 어디쯤일까
강남역이 있는 강남구는 전세 비중 34%, 여의도역이 있는 영등포구는 33%, 사당역이 있는 동작구도 33%로 셋 다 중위권이다. 가산디지털단지가 있는 금천구는 28%로 하위권에 가깝다. 5개 업무지구 모두 서울 25개 구 평균(약 34%)보다 같거나 낮은 편으로, 직장인·1인 가구가 몰리는 업무지구 인근일수록 전세보다 월세가 상대적으로 더 흔하다는 경향이 보인다.
월세가 비싸면 전세도 많을까 — 상관관계는 거의 없었다
"어차피 월세가 비싼 동네니까 차라리 전세를 알아보자"는 생각이 통할지 확인해봤다. 25개 구의 평균 월세(거래건수 가중평균)와 전세 비중의 상관계수를 계산했더니 0.13로, 사실상 관계가 없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서초구는 평균 월세 78만원으로 비싼 축인데 전세 비중도 45%로 높은 반면, 강남구는 평균 월세 82만원으로 더 비싼데 전세 비중은 34%에 그쳤다. 반대로 양천구는 평균 월세 35만원으로 저렴한데 전세 비중이 47%로 가장 높았고, 강북구는 평균 월세 40만원으로 비슷하게 저렴한데 전세 비중은 28%에 머물렀다. 즉 "월세 수준이 비쌀수록 전세가 많다"거나 "저렴할수록 전세가 많다"는 통념 둘 다 이 데이터로는 뒷받침되지 않는다 — 전세 비중은 월세 수준보다 그 동네의 주택 유형(대단지 아파트 vs 원룸·오피스텔)과 세입자 구성에 더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보인다.
전세 비중이 높다고 전세금이 저렴한 건 아니다
전세 비중과 별개로, 전세와 월세 각각의 실제 금액도 구마다 크게 다르다. 전세 비중 공동 1위인 양천구와 용산구는 전세보증금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용산구의 월세 매물은 서울 어느 구보다도 높다. 아래 표는 거래건수 가중평균 기준이다.
| 구 | 전세 비중 | 전세보증금 평균 | 월세 매물 평균 |
|---|---|---|---|
| 양천구 | 47% | 4억6,099만원 | — |
| 용산구 | 47% | 4억7,135만원 | 보증금 1억3,977만원 · 월세 150만원 |
| 강남구 | 34% | 7억5,418만원 | — |
| 관악구 | 19% | 3억1,472만원 | 보증금 5,749만원 · 월세 57만원 |
용산구는 전세 비중은 높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만만한 동네는 아니다. 전세 비중이 가장 낮은 관악구는 전세·월세 모두 서울 평균보다 낮았고, 중위권인 강남구는 전세보증금 평균이 이번에 비교한 4개 구 중 가장 높았다. 정리하면 "전세 비중이 높은 구 = 저렴한 구"라는 공식도 성립하지 않는다 — 전세든 월세든, 비중과 별개로 그 구 자체의 시세 수준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구별 실제 원룸·오피스텔 시세 순위는 서울 자치구 원룸 시세 순위 칼럼에서 확인할 수 있다.
25개 구 대부분은 27~40% 사이에 몰려 있다
25개 구 전세 비중의 평균은 34.0%, 표준편차는 7.1%포인트다. 이 범위(평균±표준편차, 대략 27~41%) 안에 25개 구 중 16곳이 들어가 있어,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은 구는 소수라는 걸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40% 이상인 구가 6곳(양천구·용산구·서초구·노원구·도봉구·은평구), 30~40%인 구가 10곳, 30% 미만인 구가 9곳이다. 관악구(19%)는 평균보다 15%포인트나 낮아 25개 구 중 유일하게 표준편차 두 배 밖에 있는 극단값에 해당하고, 반대쪽 극단에 가까운 구는 없어 "월세 위주 구"가 "전세 위주 구"보다 더 극단적으로 쏠려 있는 셈이다. 참고로 전세 비중과 그 구의 거래량(매물 유동성) 사이의 상관계수는 -0.07로 사실상 무관했다 — 자치구 매물 유동성 비교에서 확인한 거래 활발도와 전세 비중은 서로 다른 요인에 좌우된다는 뜻이다.
같은 구 안에서도 동마다 편차가 크다
구 단위 평균이 34%라고 해서 그 구 안의 모든 동이 비슷한 건 아니다. 강남구를 동 단위(표본 50건 이상)로 다시 쪼개보면 수서동과 압구정동은 높고, 역삼동과 자곡동은 강남구 평균(34%)보다도 한참 낮다.
같은 강남구인데도 가장 높은 수서동과 가장 낮은 자곡동의 차이는 47%포인트에 달한다. 개포동(표본 755건)·도곡동(454건)처럼 대단지 아파트가 많은 동은 전세 비중이 높고, 역삼동·자곡동처럼 오피스텔·원룸 밀집 지역이거나 신축 임대 물량이 많은 동은 낮게 나타났다. 결국 "이 구는 전세가 많다"는 정보만 보고 동을 정하기보다는, 실제로 알아보는 동 단위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전세 비중 25개 구 전체 순위
표본 15건 이상을 충족한 25개 구 전체 순위 중 1~5위와 21~25위는 앞의 그래프에서 확인했다. 6~15위는 다음 표와 같고, 표본은 전세+월세 합산 건수다.
| 순위 | 구 | 전세 비중 | 표본(건) |
|---|---|---|---|
| 6위 | 은평구 | 40% | 4,865 |
| 7위 | 성동구 | 37% | 3,723 |
| 8위 | 중구 | 36% | 1,951 |
| 9위 | 강서구 | 36% | 8,747 |
| 10위 | 성북구 | 36% | 3,910 |
| 11위 | 강동구 | 35% | 6,346 |
| 12위 | 송파구 | 34% | 9,702 |
| 13위 | 강남구 | 34% | 7,499 |
| 14위 | 영등포구 | 33% | 6,497 |
| 15위 | 마포구 | 33% | 6,201 |
16~20위는 동작구 33%(4,861건), 중랑구 30%(4,886건), 서대문구 29%(3,841건), 금천구 28%(3,596건), 강북구 28%(2,543건)다. 6~15위는 33~40%의 좁은 구간에 촘촘히 몰려 있어서, 순위가 한두 칸 달라지는 것보다 상위권과 하위권 사이의 격차가 훨씬 의미 있는 차이다. 그래서 내가 알아보는 구가 어느 구간에 속하는지만 가늠해도 전세와 월세 중 어느 쪽 매물이 더 흔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표본이 두터운 구(강서구·송파구·강남구 등 6,000건 이상)일수록 비율의 신뢰도가 높고, 도봉구·중구·종로구처럼 표본이 2,000건 안팎인 구는 비율이 다소 흔들릴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보는 게 좋다.
전세 비중이 낮다고 못 구하는 건 아니다
전세 비중이 낮은 구라고 전세 매물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선택지가 적은 만큼 경쟁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월세 매물은 상대적으로 고르기 수월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강남구 사례에서 봤듯 구 평균이 낮더라도 그 구 안에 전세 비중이 높은 동이 섞여 있을 수 있으니, 구 순위만 보고 포기하기보다 동 단위로 한 번 더 찾아보는 게 좋다. 내가 알아보는 동네가 어느 쪽에 가까운지 미리 알아두면 계약 형태를 정할 때 협상 여지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되고, 특히 관악구·강남구 자곡동처럼 월세 비중이 압도적인 동네에서는 전세를 고집하다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처음부터 월세 매물 위주로 조건을 비교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동 단위로 더 좁혀서 확인하고 싶다면, 이번에 강남구에서 확인한 것처럼 같은 구 안에서도 동마다 편차가 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동 단위 전세·월세 비중 비교 칼럼을, 자치구 단위 거래 활발도가 궁금하다면 자치구 매물 유동성 비교 칼럼을 함께 참고하면 좋다. 실제 매물의 보증금·월세가 시세 대비 적정한지는 가격 판정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관심 있는 동네의 최신 표본 수와 전세·월세 비중은 동네 시세에서 언제든 다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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